막걸리의 정의
막걸리와 탁주의 차이
막걸리의 ‘막’은 ‘마구’의 줄임말로 ‘특별한 규칙 없이
대충’이라는 의미와 부사의 형태로‘지금 바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막걸리는 술을 거르는 모습을 담은 언어로,
술의 맑기를 가진 탁주나 청주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즉, 탁주가 곧 막걸 리가 아니라 탁주는 말 그대로
청주의 반대말이자 술의 맑기로 이름을 지은 한자어
이기 때문에 탁주를 순우리말인 막걸리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 않다.
대충이 아니라 바로 지금
말 그대로 막걸리는 ‘지금 바로 걸러 마시는 술’로,
빚어 놓은 술에 물을 희석하면 알코올 도수가
낮아져 다른 잡균들의 증식이 일어나 빠르게
신맛이 나게 된다.
따라서 막걸리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맛이
변하기 전에 만들자마자 바로 마시는 것이다.
생 막걸리의 유통기한을 ‘10℃ 이하에서 10일’로
정해 놓은 이유도 알코올 도수가 낮아 술의 변질이
빨리 오기 때문이다.
막걸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료, 물, 혼
특히 막걸리는 여느 술과는 다르게 곡물 전체를
먹는 것이기 때문에 곡물 맛이 곧 막걸리의 맛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좋은 막걸리의 첫재 조건은 좋은 원료에서
나오는 것이다.
둘째는 물, 막걸리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많은 물을
희석해야 하는데, 이때 혼합하는 물의 맛이 막걸리의
맛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 좋은 곳을 찾으려면 막걸리 제조장을 찾으면
된다는 말이 있듯이, 맛 좋은 물은 최고의 막걸리를
만들기 위한 바탕이 된다.
셋째, 모든 술을 만드는데 가중 중요한 것이 바로 ‘혼’.
술을 빚는 사람은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초상집에 가거나 아무리 즐거운 장소에 가도 생각은
항상 발효조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정성을 다한 술이 맛이 좋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정신이 술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혼’이 들어간 술은 절대 술 맛을 배신하지 않는다.
양조장과 주조장의 차이
1950년대에 막걸리를 제조했던 분들을 찾아 물으면,
주조장은 작은 규모의 제조장을 말하고, 양조장은
‘빚을 양’자를 사용하여 제법 큰 제조장을 일컬었다고
한다.
전국의 양조장 이름을 조사한 결과,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의 98% 이상의 제조장이 ‘주조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그 외에 경기도와 강원도,
경상도의 경우는 정반대로 ‘양조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재미난 것은 충청남도의 경우, 전라도 인근에
있는 제조장들은 주조장과 양조장이 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곧 술 제조장의 규모에
따라서라기보다는 지역적 특색에 따라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하겠다.
‘막걸리’와 ‘농주’의 구분 역시 막걸리는 술을 거르는
방법에 따라 구분하고, 농주는 농사지을 때 마시는
술을 일컬을 때 쓰는 말로 보면 된다.
막걸리의 역사
조선시대에는 술 제조법이 기록된 수많은 문헌이
있지만 그 이전 시대의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대부분 중국이나 일본에서 쓰인 문헌을 근거로 볼
수밖에 없다.
고려시대
<고려도경>은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 인종 원년에
고려에 와서 보고 들은 바를 그림과 글로 엮은 책으로,
여기에 막거리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고려에는 찹쌀이 없어 멥쌀과 누룩으로 술을 빚는다”는
기록이 있고, 이어 “술 맛이 독하여 쉽게 취하고 빨리
깬다”는 기록도 있다.
이렇게 술이 독하다는 것은 고려시대에 이미 밑술을
이용하여 도수가 높은 술을 제조하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고려시대에는 국가의 큰 행사를 위해 사찰 등에서
대량으로 빚었던 술이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불교를
배척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일반 가정에서 직접 술을
빚어 제례 등에 사용하면서 술을 빚는 원료의 양이
점점 줄어들어 멥쌀보다는 찹쌀의 비중이 높아져
막걸리의 감칠맛이 좀 더 커지게 된다.
사찰 중심으로 술이 빚어진 고려시대와 달리
조선시대에는 일반 가정에서 술을 빚는 빈도가
잦아지고 ‘한국의 가양주’문화가 자리를 잡게
되면서 수많은 가양주가 등장한다.
일제 강점기
1909년 이전에는 대부분 술을 집에서 빚었으며
손님을 대접하거나 제례에 사용되어 왔다.
그러던 것이 1909년 주세법을 제정, 공포하여 수백,
수천 년간 내려오던 전통적인 술 제조법들이
주세법이라는 틀 안에 갇히게 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빚어 오던 술이 ‘밀주’로 취급받으며
점차 사라졌고 술 제조장은 점차 대형화하게 되었다.
1916년 주세령 시행으로 가양주는 자취를 감추게
되고, 급기야 1934년 자가용 양조면허가 폐지되면서
전통적으로 이어 내려온 우리 술의 맥이 끊기고 말았다.
해방 후
먹을 것이 없던 시절, 국가에서는 쌀로 술을 빚는 것을
제한하게 되고 1965년 ‘양곡관리법’ 시행으로 쌀을
이용한 술 제조가 금지되었다.
결국 막걸리는 쌀이 아닌 보리로, 다시 옥수수와
밀가루로 빚을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밀가루로 술을
만들어 주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술 제조에
사용했던 밀가루의 품질이 떨어져 술의 질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2000년부터 비살균 탁주의 공급구역 제한이 풀려
마침내 소비자가 원하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 비살균
탁주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2010년 이후
2009년부터 시작된 막걸리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더욱 다행인 것은 이러한 인기가 향후 몇 년 동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인데, 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막걸리가 건강, 즉 웰빙 식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막걸리는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그 안에 함유된
효모와 젖산균은 우리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12/25 - [건강 음식] - 막걸리의 맛, 색깔, 향
2019/12/25 - [건강 음식] - 정겨운 우리네 술 속담 및 고사성어
출처 : <막걸리 수첩> - 류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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