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은 우리 몸의 비밀스러운 버튼 장치이다.
그곳을 자극하면 몸 곳곳에 정교하게 연결된 내장들과
연락이 가능하다.
가령 몸의 내부에 이상이 왔을 때 경혈이 있는 피부
표면에 생기는 변화가 이것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내장의 활동을 돕는 경혈을 자극하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수많은 경혈의 위치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자칫해서 엉뚱한 경혈을 자극하기라도 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 조금이나마 답이 될 수 있는
‘경혈 마찰법’을 소개한다.
요령은 간단하다.
경혈 둘레에 손바닥만 가져 대고 일정한 속도와 힘으로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내장을 강하게 하는 ‘손바닥 마찰’
경혈 마찰법의 기본은 손바닥 마찰이다.
어떤 마찰을 할 경우에도 맨 먼저 거쳐야 하는 마찰이다.
이것은 양쪽 손바닥끼리 비벼대는 방법으로 마찰하면
된다.
손바닥의 경혈은 주로 내장과 관련돼 있어 매우 중요한
마찰이라 할 수 있다.
30회 정도 하면 손바닥이 뜨거워지면서 체전기가
발생한다.
그리고 손바닥을 뒤집어 양쪽 손등을 마찰한다.
손등 마찰은 머리부터 목, 어깨, 등, 팔의 경혈에 자극을
주어 어깨 결림이나 눈이 피로할 때 좋다.
마지막으로 손목 마찰을 한다.
한 손으로 손목을 붙잡고 가볍게 돌리듯 하면 되는데
손의 위치를 번갈아 가며 시행한다.
손목에도 중요한 경혈이 집중되어 있다.
손을 이용한 간단한 마찰로 몸 전체의 혈액순환을 돕고,
전신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모든 마찰의 시작은 손바닥으로부터
진행되어야 한다.
손바닥 마찰을 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된다는 것을
잊지말자.
노화를 방지하고 얼굴에 활기를 주는 ‘안면마찰’
안면마찰법은 자기관리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물론 타고난 이목구비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는 표정과 혈색, 피부 건강은 스스로
개선할 수 있다.
이 운동을 자주하면 얼굴빛이 확 달라진다.
표정도 풍부해지고, 피부도 몰라보게 탄력적으로
바뀔 것이다.
먼저 손바닥 마찰부터 실시한 후, 뜨거운 손바닥으로
얼굴 전체를 감싸듯 손가락을 벌여 덮는다.
그런 후, 이마부터 광대뼈, 턱, 목까지 위에서 아래로
힘을 준 채 쓰다듬어 내려온다.
왼손, 오른손을 교대로 마찰한다.
이때 콧등도 빼놓지 말고 닿도록 한다.
코 위에도 많은 경혈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마찰을 하고 나면 얼굴에 열이 난다.
이것은 혈행이 좋아져 노폐물이 제거되고 모세혈관
구석구석까지 신선한 피가 돌았다는 증거이다.
안면마찰법을 꾸준히 실행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젊어 보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그 빈도에 따라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은 십년 이상
세월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기미와 주근깨 같은 피부손상부터 주름지는 것까지
어느정도 방지되기 때문에 비싼 화장품을 쓸 필요가
없다.
얼굴 뿐 아니라 목에도 여러 내분비와 연계된 경혈이
집중돼 있을 목을 마찰하면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언제나 젊은 피부를 간직할 수 있게 된다.
감기를 예방하는 ‘인중마찰’
옛 어른들은 관상을 볼 때 인중을 유심히 살피곤 한다.
인중이란, 코끝 바로 아래부터 입까지의 패인 자리를
말한다.
이곳은 관상학에서 수명의 장단과 자식운을 점치는
부위이기도 하다.
또한, 인중은 전신의 경혈 중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위험한 경혈에 속한다.
위급한 상황시 잘못된 지식으로 이곳을 강하게 자극할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급소이다.
반면, 현기증이나 빈혈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을 때
인중을 바늘로 찌르면 빠르게 의식이 회복된다.
예민한 만큼 효과도 높다는 얘기다.
인중마찰은 안전한 경혈자극법으로 여러 질병에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감기 예방에 최적이다.
검지손가락을 눕혀 좌우로 가볍게 부벼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인중의 좌우에 한 개씩 있는 ‘화료’라고 하는
경혈이 동시에 자극돼 코막힘이나 비염에 효과가 있다.
환절기가 오기 전부터 수시로 하면 예방주사를 맞지
않아도 감기가 예방된다.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이는 ‘코마찰’
얼굴의 경혈 중 가장 많은 수의 경혈이 모여있는 곳이
코와 코 주위이다.
인중마찰과 마찬가지로 코마찰을 하면 감기를 예방하고
비강의 혈행을 순조롭게 해 이미 감기가 든 사람이라도
재채기와 기침, 콧물을 해소할 수 있다.
코 주위의 경혈로는 영향, 사백, 인당 등의 경혈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중에서 영향혈은 코막힘,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등의 치료에 쓰인다.
코의 양쪽 옆에 검지손가락을 대고 그대로 코에 붙여
아래 위로 마찰시킨다.
자각증상이 없는 사람은 30회 정도를 하고, 증상이
심한 사람은 그 2배를 한다.
그러면 영향혈이 자극되어 효과가 금방 나타난다.
또, 영향혈은 안면신경 마비에도 매우 잘 듣는 경혈이다.
입사면접이나 오디션 같은 보기 전 긴장으로 얼굴
근육이 굳어있을 때 영향혈을 마찰하면 바로 근육이
풀린다.
그 밖에 코를 마찰하면 활비라 하여 코를 시원하게
하고 콧날도 바르게 세워준다.
근시 노안을 막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경혈 마찰법
몸이 좋지 않으면 눈에서부터 이상이 발생난다.
단적인 예로 간이 심하게 나빠질 때 눈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눈은 오관 중의 하나로 생리 병리학적 측면에서도
인체의 내부 장기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눈의 경혈을 자극하는 마찰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목두마찰부터 실시해보자.
이 마찰은 근시 노안의 진행까지도 막을 수 있는 효과
높은 마찰법이다.
손바닥을 거꾸로 해 좌우의 엄지손가락을 눈머리 위
움푹한 곳에 대고 가볍게 문지른다.
이때 엄지 외의 손가락은 안쪽으로 구부려 이마를
떠받치듯 한다.
8박자로 8회 정도 반복한다.
그런 후, 손바닥을 옆으로 해 중지를 눈꺼풀 위(눈썹
밑의 뼈 아래)에, 약지를 속눈썹의 아랫부분에 닿게
하고 손가락을 눈꼬리 쪽으로 서서히 미끄러지듯
36회 마찰한다.
그리고 손바닥으로 양쪽 눈을 가리고 눈을 감은 채
빙글빙글 안구째 36회 돌린다.
끝나면 손을 떼고 눈을 뜬다.
앞이 잠시 흐려 보이다가 곧 선명해질 것이다.
마찰을 마친 후, 되도록 먼 산을 응시하거나 푸른빛을
띠는 청록색의 물체를 보면 좋다.
눈이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눈주위 마찰을 해보자.
양손의 엄지를 좌우 눈 옆에 대고 엄지 외 네 손가락으로
주먹을 쥐고 검지손가락의 두 번째 관절로 먼저 눈 위쪽,
아래쪽을 각각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8회 마찰한다.
이 방법은 혈액의 순환이 활발해지고 눈이 맑아지는
효과가 있다.
눈 주위에는 총 15개의 혈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 ‘정명’이라는 경혈이 가장 중요한 경혈이다.
정명은 우리가 눈이 피로할 때 자연스럽게 누르게 되는
좌우 양쪽 눈의 앞부분에 있는 경혈이다.
예로부터 근시, 원시, 난시의 방지와 결막염, 백내장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었다.
이밖에도 눈의 피로에 효과가 있는 몇 개의 기본
경혈로는 좌우 양쪽의 눈썹 안쪽에 있는 찬죽이 있다.
손가락 끝으로 만졌을 때 가는 근육이 느껴지는 곳이다.
또 사백은 눈동자 중앙의 아래쪽에 단단한 뼈가 있는
부분으로 누르면 눈의 안쪽에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정명혈과 찬죽혈, 사백혈을 함께 마찰하면 금방 눈의
피로가 풀리는 효과가 있다.
대머리를 방지하는 ‘후두부 마찰’
우선 한쪽 손바닥을 벌리고 이마의 머리칼이 나기
시작한 부위에 갖다 댄다.
약간 힘을 주며 머리칼을 쓰다듬는 것처럼 후두부와
목근까지 단숨에 마찰한다.
그리고 손을 바꾸어 같은 요령으로 30회 반복한다.
이 후두부 마찰은 브러싱으로 머리의 혈을 자극하는
것보다 몇 배의 효과가 있다.
정수리 한가운데 있는 백회혈을 마찰하면 뇌의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뇌기능이 활성화되어 정신을
맑게 해준다.
또 두통을 해소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먼저 오른쪽 손바닥을 위로 한 상태에서 손가락을
모두 부드럽게 구부린다.
그런 다음 손가락 끝에 살짝 힘을 주어 앞이마에서
부터 정수리의 백회혈을 향해 천천히 쓸어 올린다.
손가락을 쓸어 올릴 때는 숨을 들이쉬고 백회혈에서
목의 뒤까지 쓸어 내릴 때에는 숨을 천천히 내쉬면 된다.
이런 식으로 양손을 번갈아 4회 정도 해준다.
그리고 양 손바닥을 백회혈에 대고 좌우로 번갈아
문질러 주는데, 이 동작은 두통과 현기증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만성 두통과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뒤통수 마찰’
뒤통수의 중앙쯤에 위치한 경혈로 풍부와 아문이 있다.
풍부혈은 모든 양경맥의 기를 주관하는데 두통에
효과가 있는 경혈이다.
또한 아문혈은 풍부혈의 약간 아래, 뒷머리의 복판
선에서 머리카락이 난 경계점에 있는 경혈로 고혈압에
효과가 있는 경혈이다.
이 두곳을 마찰하는 방법은 양손을 목근에 대고 좌우로
쓰다듬는 것처럼 문지르면 된다.
만성두통이나 고혈압이 있으면 하루 두 번, 아침과
저녁에 36회를 마찰하면 효과가 있다.
또한 어깨 결림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
횟수를 늘리며 어깨마찰과 병행하면 좋다.
전신운동 대신 하는 ‘귀마찰’
귀에는 무려 120개나 되는 경혈이 감추어져 있다.
귀마찰은 몸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전신을 자극하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귀의 경혈이 자극을 받으면 식욕이 억제되고 칼로리
섭취가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
귀마찰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손바닥 마찰이 필수다.
찬 손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손에 마찰열을 낸 후 시작하도록 한다.
손이 따뜻해지면 검지손가락을 귀 속에 넣고 10회
정도 돌린다.
그런 후 손가락으로 귓구멍을 꼭 막고 2∼3초 정도
있다가 손가락을 쑥 빼낸다.
이 동작을 36회 반복한다.
단, 너무 세게 막으면 고막에 압력이 가해지므로
약간 강한 듯하게만 압박을 주도록 해야 한다.
이 방법은 중이염 예방과 귀의 염증에 효과적이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을 귀 뒤 윗부분에 대고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귀 전체를 마찰하는 방법도 있다.
가볍게 주무르듯 엄지를 서서히 아래쪽으로 내리며
마찰한다.
장이 나쁜 사람은 귓구멍 주변을, 입술이 텃을 때는
귓불을 손바닥으로 뒤에서 앞으로 접는 것처럼 해서
귀를 구기듯 36회 돌린다.
그런 후 손바닥으로 귓구멍을 막고 누른다.
마지막 점검으로 후두부에 새끼손가락을 대고 중지
위에 검지손가락을 얹어 힘껏 튕긴다.
탕! 하는 소리가 귓속까지 울리면 방법이 올바르고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오십견에는 ‘어깨 마찰’
목과 어깨의 중간 지점에 견정혈이 있는데 그곳을
자극하면 된다.
견정혈을 손가락 끝으로 눌러주거나 원을 그리며
마사지 해주면 어깨와 목 통증이 줄어든다.
또한 바깥쪽으로 견외유는 어깨결림 뿐 아니라
천식과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과도 있다.
과음과 멀미에 좋은 ‘명치 마찰’
몸의 앞쪽 명치부터 복부에 이르는 곳에 소화기능을
촉진하는 경혈이 있다.
오목가슴에서 배꼽까지 정중앙선의 반이 되는
부분에 중완이 있다.
중완을 기준으로 위아래를 쓸어 내리듯 마찰하면
소화기능을 촉진하는 효과가 높다.
또한 위장질환과 변비에 아주 좋다.
차멀미로 구토가 있을 때, 긴장으로 속이 메스꺼울
때나 과음한 속병으로 고생할 때도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구토를 하면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등을
치는데, 앞으로는 몸의 앞쪽 명치마찰을 해보기 바란다.
내장을 강하게 하는 ‘복부 마찰’
손바닥으로 원을 그리듯 복부를 마찰하면 되는데 먼저
오른손을 오른쪽 가슴 밑에 두고 하복으로 왼쪽 복부를
지나 원위치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린다.
다음은 왼손으로 왼쪽가슴부터 시작해 원을 돌린다.
손을 번갈아 가며 36회 반복한다.
마치 위나 장을 끌어 올리듯 약간 힘을 실어 한다.
이 복부마찰은 소화계통과 식욕부진에 효과가 있다.
평소 자주하면 위장이 튼튼해져 위통이나 복통으로
고생하는 일이 없다.
관절, 류머티스에 좋은 ‘무릎 마찰’
의자에 앉아 무릎을 감싸쥐듯 손을 대고 빙빙
돌리기만 하면 된다.
목욕을 마친 후 맨살에 마사지하듯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무릎에 열이 날 때까지 쉬지 말고 해보자.
<중국 5천년의 비전 건강법> - 윤승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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